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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빠가 육아맘 시선으로 본 디즈니 애니메이션 인크레더블

by Akchak 2025. 9. 18.

디즈니 애니메이션 인크레더블 가족들 사진

 

인크레더블 시리즈는 슈퍼히어로 애니메이션을 넘어, 가족의 유대와 성장, 그리고 양육에 대한 깊은 메시지를 담고 있는 작품입니다. 특히 육아와 가정을 중심에 둔 이야기는 부모, 특히 육아 중인 엄마, 아빠에게 큰 공감을 불러일으킵니다. 이 글에서는 육아부모의 시선으로 인크레더블 시리즈를 바라보며, 캐릭터별 가족의 역할, 양육에서 느낄 수 있는 고민과 위로, 그리고 아이들과 함께 성장하는 부모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같이 알아보겠습니다.

육아맘을 위한 양육과 현실의 위로

인크레더블의 주인공 헬렌 파(일명 일라스티걸)는 단지 슈퍼히어로가 아니라, 세 아이를 돌보는 현실적인 엄마입니다. 남편이 직장을 잃고 집에 머무는 동안, 헬렌은 외부의 미션에 참여하면서도 아이들의 생활을 신경 써야 하는 이중고를 겪습니다. 이러한 장면은 많은 육아맘들에게 깊은 공감을 줍니다. 작중에서 헬렌은 아이들에게 간식을 챙기고, 숙제를 확인하고, 유치원 문제를 해결하는 등 우리 주변 엄마들과 다를 바 없는 일상을 살아갑니다. 이 애니메이션은 그녀의 능력보다, 그녀가 아이들을 키우기 위해 어떤 마음을 갖고 있는지에 더 초점을 맞춥니다. 이는 현대 육아의 무게와 정체성 사이에서 고민하는 엄마들에게 위로를 줍니다. 또한, 아이들의 다양한 성격 – 사춘기의 바이올렛, 에너지 넘치는 대쉬, 그리고 감당할 수 없는 아기 잭잭 – 은 실제 자녀 양육에서 겪는 다양한 상황을 은유적으로 보여줍니다. 엄마로서 각각의 아이에게 적절한 방식으로 대처하려 애쓰는 모습은, 현실 육아의 모습을 그대로 투영하고 있습니다.

가족애의 중요성

인크레더블이 전하는 강력한 메시지 중 하나는 ‘가족의 힘’입니다. 위기의 순간, 각자의 능력이 아닌 가족 간의 협력과 이해가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가 됩니다. 이는 육아 과정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헬렌 혼자만의 힘으로는 모든 육아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작중에서 남편 밥이 직접 육아에 뛰어들며 느끼는 혼란과 좌절은, 많은 아빠들이 처음 육아를 시작할 때 겪는 감정 그대로입니다. 아이들의 문제를 함께 풀어나가는 과정을 통해 가족 구성원 모두가 한 걸음씩 성장하게 됩니다. 이런 메시지는 육아맘에게 두 가지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합니다. 첫째, 완벽한 엄마가 될 필요는 없다는 것. 둘째, 가족 구성원 모두가 함께 참여하는 육아야말로 진짜 의미 있는 시간이라는 것입니다. 인크레더블은 이를 유쾌하지만 진지하게 그려냅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가족의 역할은 고정되어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며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할 때, 비로소 가족애는 진정한 힘이 됩니다.

부모가 배워야 하는 삶

많은 애니메이션이 아이들의 성장에 초점을 맞추지만, 인크레더블은 부모의 성장도 함께 그립니다. 헬렌과 밥은 슈퍼히어로라는 정체성을 잠시 내려놓고, ‘부모’라는 새로운 정체성을 받아들이며 혼란스러워합니다. 특히, 밥이 잭잭의 초능력을 통제하려 애쓰는 장면은, 아이의 특성과 잠재력을 부모가 어떻게 받아들이고 조율해야 하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이는 육아맘이 아이를 키우며 느끼는 수많은 혼란, 좌절, 그리고 희망을 반영합니다. 또한 헬렌이 미션 중에도 아이들을 걱정하고, 통화를 하며 아이들과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은, 육아 중에도 엄마의 본능은 항상 아이 곁에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 모든 여정은 단순한 애니메이션을 넘어, 가족 전체가 함께 성장하는 이야기로 완성됩니다. 육아는 끝이 없는 도전이자 배움의 연속이며, 인크레더블은 이를 현실감 있게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진정한 가족 애니메이션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인크레더블은 단순히 액션과 유머가 넘치는 슈퍼히어로 영화가 아닙니다. 이 작품은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서로 다른 역할을 수행하는 이들이 갈등하고, 이해하며, 함께 성장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특히 육아맘에게는 현실 속 고민과 닮은 점이 많아 깊은 공감과 위로를 선사합니다. 아이를 키우는 여정에서 스스로도 성장하는 엄마들에게, 인크레더블은 또 하나의 ‘육아서’가 될 수 있습니다.

느낀 점

인크레더블 시리즈를 처음 봤을 땐 그냥 슈퍼히어로 애니메이션 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아이가 좋아할 만한 액션, 유머, 그리고 눈이 즐거운 애니메이션. 그런데 막상 함께 앉아서 보니, 이 애니메이션은 단순한 히어로 이야기보다 훨씬 깊은 무언가를 담고 있었습니다. 특히 가족 이야기, 그중에서도 ‘아빠’라는 위치에 놓인 저에게는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 작품이었습니다.

이야기 속 아빠인 밥 파는 한때는 영웅이었지만, 이제는 평범한 아빠로 살아갑니다. 직장에서는 인정을 받지 못하고, 가정에서는 점점 소외감을 느끼며 자신의 존재 가치를 의심하죠. 사실 저도 그랬습니다. 아이가 태어나고, 가장이라는 이름을 얻은 순간부터 저는 항상 책임이라는 단어와 싸워야 했습니다.
회사의 스트레스, 집안일, 육아… 아무도 칭찬해주지 않고, 실수하면 지적은 많아지는 그런 일상 속에서 “나는 잘하고 있는 걸까?” 하는 질문이 늘 머릿속을 맴돌았습니다. 밥이 아이들과 씨름하고, 밤새 잭잭을 돌보다가 넋이 나간 얼굴로 앉아 있는 장면을 보면서 저도 모르게 웃었습니다. ‘저건 그냥 내 모습인데’ 하고요.

아빠라는 역할은 정말 묘합니다. 아이가 웃으면 그 하루는 다 괜찮아진 것 같다가도, 아이가 울면 세상이 무너지는 느낌이 듭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아이가 저를 믿고 따라올 때 느끼는 책임감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애니메이션에서 밥이 대쉬의 경기장에 몰래 가서 아들의 자존감을 세워주는 장면이나, 바이올렛에게 “있는 그대로의 네가 소중하다”라고 말해주는 장면은 제 가슴에 깊이 남았습니다.
아빠라는 사람은, 아이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는 존재이자, 때로는 조용히 뒤에서 지켜보며 힘이 되어주는 존재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또한, 이 작품은 부부 관계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헬렌이 외부 임무를 맡고, 밥이 육아를 도맡게 되면서 생기는 갈등과 이해는 실제로 저의 집에서도 흔히 일어나는 일입니다. 예전엔 저도 일만 하다 보니 집안일이나 육아에 대해 아내에게 무심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육아휴직을 세 달 해보고 나니, 아내가 얼마나 힘든 일을 해왔는지 비로소 느끼게 되더군요. 밥이 잭잭을 돌보다가 완전히 지쳐서 "내가 이걸 해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장면은 정말 현실적인 묘사였습니다. 그 장면을 보며 ‘맞아, 나도 저랬어…’ 하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무엇보다 인크레더블 시리즈가 가장 와 닿았던 이유는, 이 가족이 완벽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서로 싸우기도 하고, 실수도 하고, 때로는 자녀와의 거리감에 고민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런 불완전함 속에서도 서로를 이해하려 하고, 함께 문제를 해결해 나가려는 모습이 너무도 따뜻했습니다. 저는 부모라는 역할을 하면서 가끔은 완벽하려 애쓰다가, 오히려 스스로를 더 지치게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애니메이션을 통해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중요한 건 같이 가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받을 수 있어서 위로가 되었습니다.

결국, 인크레더블은 슈퍼히어로 작품이지만, 제게는 ‘가족의 이야기’, ‘아빠의 성장기’로 느껴졌습니다. 애니메이션이 끝나고 아이가 “아빠, 나도 슈퍼히어로 될 수 있어?”라고 물었을 때, 저는 미소 지으며 “넌 이미 나에겐 슈퍼히어로야”라고 대답했습니다. 그 순간만큼은 저도 밥처럼, 가장으로서 제 역할을 잘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이 작품을 보며 저는 다시 다짐했습니다. 나도 우리 가족을 지키는 진짜 슈퍼히어로가 되자고요. 눈에 보이는 힘은 없지만, 매일 아침 일어나 가족을 위해 살아가는 삶 자체가 이미 충분히 특별하다는 걸 알게 해준 작품이었습니다.